미국의 진보적 역사학자이자 민권운동가인 하워드 진 보스턴대 명예교수가 2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뉴욕의 오스트리아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 후 2차 세계대전에 참전, 그 경험을 계기로 '반 파시즘, 반전'이라는 평생의 정치적 신념을 굳힌다.
이후 뉴욕대와 컬럼비아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1956년 애틀랜타의 흑인여성대학 스펠만대 강단에 서지만 케네디 정부의 흑인정책을 비판하는 등 진보적 견해를 펼치면서 1963년 해고된다. 이듬해부터 그는 1988년까지 보스턴대 교수로 재직했다.
그에게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지식인이라는 명성을 안겨준 것은 1980년 낸 책 <미국민중사> . 역사서로는 드물게 100만부 이상 팔린 이 책에서 그는 엘리트 위주로 기술되던 미국사를 흑인, 원주민, 여성, 이민자 등 소수자의 입장에서 서술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좌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는 <미국민중사> 를 "수백만 사람들의 과거를 응시하는 방향을 바꿔준 역사적인 저술"이라고 평했다. 미국민중사> 미국민중사>
노년에도 인권운동, 반전운동 현장에 피켓을 들고 참여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였고, 최근에도 오바마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 <오만한 제국> <권력을 이긴 사람들> <불복종의 이유> 등 다수가 국내에도 번역됐다. 불복종의> 권력을> 오만한>
많은 대중문화 스타들도 그를 지지했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함께 각본을 쓰고 출연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굿 윌 헌팅'(1998)에는 <미국민중사> 에 관한 대사가 나온다. 애플렉은 "하워드 진은 민주주의와 미국에 대해 '반대'라는 가치가 얼마나 귀중하고 필요한지를 가르쳐 줬다"며 그를 추모했다. 미국민중사>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