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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발표 한달' 금호산업 운명은/ 주도권 핑퐁게임만… 구조조정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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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발표 한달' 금호산업 운명은/ 주도권 핑퐁게임만… 구조조정 '제로'

입력
2010.01.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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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필요한 구조조정은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딜(협상)만 난무하고 있다."

금호산업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대한 채권단 관계자의 평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해 12월30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방침이 발표한 지 한 달째를 맞았지만, 금호산업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작업은 좀처럼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비교적 워크아웃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데 비해 금호산업은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 그리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3자간 의견충돌로 각종 방안들만 '핑퐁'처럼 오가면서 사실상 워크아웃 작업이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만약 이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워크아웃은 물 건너 가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권단과 FI의 갈등

금호타이어와는 달리, 금호산업 워크아웃이 부진한 것은 대우건설 풋백옵션(매도선택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 워크아웃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산업은행은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FI들이 가진 옵션을 당초 약속가격(3만2,000원)보다 낮은 1만8,000원에 인수한다는 방침이었다. FI들이 입게 될 손실은 채무조정을 통해 일부 탕감하고, 일부는 금호산업이 정상화된 후 정산해 주겠다는 것.

하지만 증권ㆍ자산운용사가 주축이 된 FI들은 반발했다. 산은측 제시안은 당장 주당 1만4,000원의 손해를 보고 팔고 손을 떼라는 말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FI들은 산은에 역제안을 했다. 2조원의 자금을 더 끌어와 자신들이 금호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풋백옵션 규모만큼 금호산업 주식을 받고, 2조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해 자신들이 주인이 된 다음 대우건설을 재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현실성이 없다"고 거부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풋백 옵션에 발목이 잡히자 지난 28일 산은은 1만8,000원에 FI의 옵션을 사주되 나머지 차액부문은 금호산업의 주식으로 전환토록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당초 안보다 투자 원금 보장 가능성을 높여준 것이지만 여전히 FI들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멀어지는 구조조정

풋백 옵션 문제 해결지연으로 금호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안개속을 헤매고 있다. FI들과 협상 결과에 따라 워크아웃을 주도하는 채권단 구성 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FI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단의 일원이 될 경우 구조조정을 놓고 은행 채권단과 FI들간의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해 당초 계획이 일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플랜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FI와의 협상은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이원화 체제'도 문제다. 산업은행이 FI와 협상을 끝내지 못하면, 우리은행이 워크아웃 플랜 차체를 만들 없는 구조인 셈. 채권단 한 관계자는 "지금은 FI와 산업은행, 우리은행이 각자 동상이몽을 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과정이 지지부진 하면서 금호산업 협력업체들은 고사직전의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금호산업으로서는 워크아웃을 빨리 진행해야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든 FI든 서로 한발 양보를 해 협상을 빨리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업을 살리려고 만든 워크아웃 제도가 도리어 기업을 죽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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