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 700억 달러(원화 80조원)에 육박하는 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규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9년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426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중 수출입거래에 의한 상품수지는 흑자규모가 무려 561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더 빠르게 감소한 데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였다.
자본수지도 사상 최대인 264억5,000만달러 순유입(흑자)을 기록했다. 2008년 500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그 중 절반 이상이 되돌아온 것이다. 특히 증권투자자금은 506억8,000만달러나 순유입됐다. 이로써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를 합쳐 지난해 국내에 유입된 외국자금은 총 691억달러에 달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상품수지가 큰 폭 흑자를 기록한 데 힘입어 지난해 경상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앞으로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국내 경기 회복에 따라 수입이 늘면서 흑자 폭이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록적인 수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수입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경상 흑자는 15억2,000만달러로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도 늘겠지만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상흑자는 200억 달러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경상흑자를 80억달러 가량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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