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귓속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귀울림)으로 병원에서 청력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청각(달팽이관)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명 현상이 없어지지 않자 A씨는 5개월 후 병원을 다시 찾았다. 주파수대를 달리해 검사를 받은 결과 뜻밖에 달팽이관 손상으로 인한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을지병원 이명클리닉은 최근 912명의 이명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113명(12.4%)이 250~8,000Hz 주파수대 사용한 순음 청력검사에서 '난청없는 이명'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난청이 없다'고 진단을 받은 이명환자 113명을 대상으로 특수장비를 활용, 1만~2만Hz대의 초고주파수대 난청검사를 다시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67.2%(76명)가 난청으로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의 듣기에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 이명 환자라도 높은 주파수대 영역의 달팽이관 손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난청 진단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순음 청력검사가 일생생활 듣기인 250~8,000Hz 주파수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순음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드러나지 않아 달팽이관 손상을 방치하면 달팽이관 이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달팽이관의 이상이 청신경을 통해 소리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통로인 청각중추까지 확산되는 만성 이명이 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이명의 첫 증상이 생긴 지 1~3개월 사이를 급성, 3개월 이후를 만성으로 진단한다.
심현준 을지병원 이명클리닉 교수는 "난청이 없더라도 이틀 이상 귀에서 같은 소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우선 달팽이관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초고주파수대 난청검사 등 적극적인 검사를 받으면 난청과 이명이 만성 질환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이명은 질환 원인이 대부분 달팽이관의 일부분에 국한돼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면 상당 부분 완치할 수 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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