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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률 톱5’ 휩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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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률 톱5’ 휩쓴 까닭은…

입력
2010.01.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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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보기는 지난주(18~24일) TNS미디어코리아가 조사한 주간시청률 1~5위 프로그램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공통점을 찾으시오.

보기: ‘수상한 삼형제’ ‘다함께 차차차’ ‘추노’ ‘해피선데이’ ‘공부의 신’.

답: KBS 드라마.

KBS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지난주 시청률 1위를 휩쓸었다.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형제’(36.6%)부터 일일연속극‘다함께 차차차’(32.0%),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25.9%), 수목드라마‘추노’(32.0%),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29.6%)까지 각 분야 선두를 차지하며 전체 주간 시청률에서도 1~5위를 장악했다.

전문가들은 “KBS의 다양한 시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공영방송이라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이들 프로그램, 특히 드라마에는 시청률만을 의식한 막장 코드, 선정성이 짙게 나타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새로운 시도가 주효했다

사실 KBS가 주말과 일일연속극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예전부터 주말, 일일 가족드라마에 강했기 때문이다. KBS는 1995년 선풍적 인기를 끈 ‘목욕탕집 남자들’부터 2008년 ‘엄마가 뿔났다’를 거쳐 지난해 ‘솔약국집 아들들’까지 가족드라마의 왕국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던 다른 장르들도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만화적인 등장인물과 구성으로 젊은 층의 시선을 끈 학원물 ‘꽃보다 남자’의 인기는 ‘공부의 신’으로 이어졌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두 작품 모두 원작 만화에 사회성을 불어넣어 성공했다”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를 KBS가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상에 대한 새로운 시도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드라마에서 보여줘 색다른 영상미를 선사한다는 평가다. 지난해 종영한 ‘아이리스’는 대형 고화질(HD)TV를 구입하고도 제대로 된 영상을 감상할 수 없었던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후속작인 ‘추노’는 HD TV의 2~4배에 달하는 해상도로 촬영, ‘아이리스’보다 더욱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리얼리티를 강조해 효과를 거뒀다. ‘해피선데이’의 대표 코너 ‘1박2일’은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등 일곱 남자들의 고난 여행기를 가감 없이 보여줘 인기다.

정 평론가는 “KBS가 가족드라마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학원물에 판타지적 요소를 불어 넣는다든지 영화 촬영장비로 드라마를 촬영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도들이 시청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면서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정성, 막장 코드…공영방송의 자세 아니다

일각에서는 KBS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것을 우려한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막장 코드, 선정적인 장면 등을 억지스럽게 삽입해 시청률을 올리려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를 해칠 뿐만 아니라 깨끗한 방송을 만들어야 할 공영방송의 책무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추노’는 가족들이 함께 보기 민망할 정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오늘 밤에 저고리 풀어줄게’‘어때 탱탱하지’(노인이 주모 손을 자신의 허벅지로 끌어당기며) 같은 원색적인 대사는 성인들이 듣기에도 낯뜨겁다. 극 전체의 흐름과는 상관 없이 장혁, 한정수, 김지석 등 남자 배우들이 언제나 상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공부의 신’은 ‘입시 전쟁, 교육 열병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드라마’라는 기획 의도를 밝히며 사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최고 명문대에 가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상한 삼형제’는 아내의 친구와 불륜을 저지르는 등 막장 코드가 난무하고 경찰을 피해자, 시위대를 가해자처럼 묘사해 정부 입장을 대변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윤 교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드라마들을 보면 전체 맥락 속에서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이 어우러지기보다 순간 시청률을 노린 극단적 상황들이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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