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의 맹꽁이(사진)가 상암동 월드컵공원으로 잠깐 피난 간다.
서울시는 27일 노들섬 내 복합 예술 시설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맹꽁이를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 생태습지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그동안 공사 기간 맹꽁이 서식지를 펜스 등으로 가리고 공사를 하는 방안과 맹꽁이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공사가 끝나고 다시 데려오는 방안 등을 검토해 왔다.
시는 트랩을 맹꽁이 서식지 주변에 설치해 포획하고, 알과 올챙이 등도 노을공원에 풀어 줄 계획이다. 맹꽁이 포획 후 월드컵공원 내 기존 맹꽁이와 구분하기 위해 양서류 등에 대한 대표적 구별 방법인 발가락 절단법을 사용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예술섬 공사가 끝난 2014년 6월 옮긴 수만큼의 맹꽁이를 다시 잡아 예술섬에 새로 조성된 생태습지에 풀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을공원 맹꽁이도 일부 데려올 계획이다.
환경 단체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노들섬 환경에 적응한 맹꽁이를 낯선 환경으로 옮길 경우 과연 몇 마리나 생존할 수 있겠느냐”며 “시는 한강 생태계 보고 노들섬을 무리하게 개발하기 위한 눈가리고 아웅식의 처사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노들섬에 환경부 지정 보호종인 맹꽁이 수십 마리가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환경 단체들은 독특한 노들섬의 생태계가 예술섬 공사로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시는 5,269억원을 들여 예술섬에 오페라극장 콘서트홀 미술관 등으로 구성된 종합 예술 공간을 2014년 4월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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