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이후 경남 합천의 김모 집배원은 편지, 소포 배달 말고 또 하나 중요한 일이 생겼다. 바로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 막기에 앞장서는 첨병 역할이었다.
김씨는 시민들에게 보이스 피싱을 조심하라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특히 노인정과 마을회관에 계시는 어르신을 찾아 다니며 보이스 피싱 수법을 꼼꼼히 설명하고 어르신 사는 집 전화에 큰 글씨의 안내 스티커를 붙여드렸다.
김씨가 타고 다니는 자동이륜차(오토바이)에도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1달에 한 번씩 마을회관에서 마이크를 잡고 안내방송을 했다.
김씨를 비롯해 지난 한해 우정사업본부의 모든 구성원은 보이스 피싱과 전쟁을 벌였다. 전국 3,700여 개 우체국 곳곳에는 보이스 피싱의 위험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리고 있었다.
4,000여대의 우편 차량, 1만6,000여대의 오토바이에는 안내 문구를 곳곳에 붙였고 5,200여대의 금융자동화기기(ATM)기기에는 시시각각 보이스 피싱 위험을 알리는 화면을 내보냈다. 항상 콜 센터 안내전화에도 조심하라는 멘트를 넣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598건, 금액으로는 45억원이 넘는 보이스 피싱 사기를 막아냈다고 27일 밝혔다. 2007년 1억8,000만원의 25배, 2008년 13억 여 원보다도 32억 원이 많은 액수다. 사기범 44명도 검거하도록 하는 성과도 냈다.
특히 지난해 6월 전화금융사기 의심계좌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300만원 이상을 이체, 송금하려는 시도가 있으면 사전에 실제 예금주가 한 것인지를 확인해 그렇지 않으면 지급을 정지하도록 했다. 그 결과 13억 여 원의 피해를 막았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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