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흩어져 있는 유전자원 정보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겠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KOBIC) 신임 센터장으로 지난달 부임한 이상혁(47)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는 임기 3년 동안의 목표를 이 같이 밝혔다.
미국 코넬대에서 물리화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센터장은 2000∼2001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암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일하는 동안 생물정보학자로 변신했다.
2003년 인간 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된 뒤 쏟아져 나온 유전자 데이터는 고전적인 실험만으론 도저히 처리하지 못할 만큼 방대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분야가 생물정보학. 대용량 유전자 데이터를 컴퓨터와 수학적 계산으로 분석해 빠른 속도로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학문이다.
"연구자 개인이 하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 분석, 개별 실험실 단위로 흩어져 있는 유전자 정보 통합, 유전자 분석 방식의 표준화 등을 우리 센터에서 시급히 진행해야 해요. 국가기관 차원에서 이를 서두르지 않으면 국내 유전자 연구 역량은 계속 분산될 수밖에 없죠."
인간 게놈프로젝트 이후 국제 과학계에서 속속 구성되고 있는 국제 공동연구 컨소시엄 참여에도 이 같은 유전정보 관리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학계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간과 동식물 유전정보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가족부 환경부 등 여러 부처별 연구사업으로 따로따로 관리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금이 한국 생물정보학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KOBIC이 국내 유전정보를 모두 아우르는 국가기관으로 발돋움하려면 범부처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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