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수 있는 텐트를 달라.”
아이티 강진 발생 2주째를 맞은 26일 집을 잃은 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지친 몸을 뉘일 마땅한 거처가 없어 고통을 겪고 있다. 그나마 텐트를 지원받은 행운의 생존자들도 콩나물시루처럼 열악한 환경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축구장에 가설된 텐트촌에 머물고 있는 페넬라 제이콥(39)씨는 “무려 21명의 생존자들이 가로 세로 각각 4m, 높이 2m 크기의 작은 텐트 안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AP통신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프레발 대통령은 이런 사정을 고려, 이날 국제사회를 상대로 “텐트 20만개를 긴급히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 하기 위해 내 자신도 무너진 대통령 궁 옆 잔디밭에 세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생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재민을 수용하려면 최대 100만개의 텐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생명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미군 82공수사단이 이날 포르토프랭스에서 건물 잔해제거 작업을 하던 중 한 남성(32)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이 남성은 다리가 부러졌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 발생 이틀 뒤인 14일 여진이 일어났을 때 건물 더미에 깔려 12일간 갇혀 있었던 그는 물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미군 측은 전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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