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묻는다. “꿈이 뭐냐”고. 초등학생 니콜라는 “없다”고 대답한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유명한 동명 동화에 실물의 혼을 불어넣은 ‘꼬마 니콜라’는 미래의 꿈보다 현실의 행복감에 푹 젖은 꾸러기들의 요절복통 소동극을 그린 영화다.
니콜라를 비롯해 그 친구들은 딱히 악동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엉뚱한 행동은 주변 어른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하다. 아이들은 동생이 태어나자 부모가 자신을 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동생을 죽이기 위한 범죄 모의까지 한다.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할 돈을 마련하려고 꿀꿀이죽이나 다름 없는 ‘신비의 약’을 아이들에게 팔았다가 동네를 발칵 뒤집어놓는다. 부모에게 버림 받지 않기 위해 집 청소를 한다며 난장판을 만들어놓기도 한다.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 세상에선 통하는 우정과 연대는 웃음과 따스함을 동시에 전한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91분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만끽하게 하는 영화다. 철부지 아이들의 모습에 박장대소하다가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된다. 풍족하진 않았다 해도 세상 시름을 몰랐던 어린 시절이 자연스레 그리워진다.
‘꼬마 니콜라’는 1956년 벨기에 신문 ‘르 무스틱’ 연재로 첫 선을 보였고, 1960년 책으로 나와 50년간 전세계에서 1,800만부가 팔렸다. 르네 고시니가 글을 쓰고, 장 자크 상페가 그림을 그렸다. 국내에서도 1982년 출간돼 100만부가 판매됐다.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개봉돼 600만 관객을 불렀다. 감독 로랑 티라르. 28일 개봉, 전체 관람 가.
라제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