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발표된 외고 입시 개선 최종안은 교과부가 지난달 내놓은 초안과 대동소이하다.
영어 내신과 면접으로만 뽑는 외고 전형의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됐고, 사교육 영향 평가제를 도입하는 것 정도가 전부다.
그러나 이런 최종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영어 내신 반영에 따른 부작용이 문제다. 강인수 인천외고 교장은 "영어 성적만으로 뽑는다면 영어에만 올인해 중학교 전인교육은 물건너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익 경기 수원외고 교장도 "영어 내신만 반영하면 전인적 인간 및 글로벌 인재 육성과 배치되는 기능적 인간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사대의 한 교수는 "수월성 교육을 포기하고 단순히 외국어에 흥미를 가진 학생들을 뽑아 교육시키는 것이라면 굳이 입학 전형을 거쳐 따로 뽑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영어 성적을 일괄적으로 9등급 평가를 하게 되면 당락을 가르는 실질적 요소는 면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면 외고 입장에선 뛰어난 학생을 뽑기 위해 '성적'과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별도의 편법을 동원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입에서 조차 아직 정착되지 않은 입학사정관제를 고입에 도입하는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입학사정관제가 대입에서도 착근되지 않은 현실에서 외고에 적용될 경우 또 다른 사교육비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전교조 관계자는 "자기주도학습 전형 역시 '잠재력'과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선 독서경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스텍'을 쌓는 부담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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