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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場… 비상구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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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場… 비상구는 있다

입력
2010.01.2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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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에서 잇따라 터진 악재로 한국 증시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1,7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과 26일 미국과 중국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불과 3거래일 만에 84.68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두바이월드 채권상환유예 직후의 낙폭(87.38포인트)에 버금가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급작스런 폭락으로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전문가들이 1차 지지선으로 여기던 1,660선이 26일 허무하게 무너지고, 1,630선까지 물러나면서 일부에서는 투매 양상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향후 증시는 어떻게 될까. 추락 행진이 이어져 1,600선 이하로 하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1,700선 회복을 시도할 것인가. 대부분 전문가들은 지수가 급반등할 가능성도 작지만 그렇다고 급락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초체력이 약해진 만큼 조그만 변수에도 지수가 출렁이는 등 증시의 변동성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1,630~1,65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에서 급등락을 반복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내놓은 시황자료에서 "주가가 하락해도 1,620포인트선 이하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 사태로 1,520선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3개월만에 1,720선까지 상승한 만큼, 경험상 그 상승폭의 절반 수준인 1,620선이 강력한 저지선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반면 추가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관적 전망도 일부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최재식 선임연구원은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있어 1,6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기관 등의 투자심리가 약해졌고 하이닉스 매각 변수 등 돌발 악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며 "27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불안을 진정시킬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반등의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일반 투자자는 '위험 관리'에 치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 등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나 달러 및 엔화 강세의 수혜를 보는 수출주, 그리고 실적 좋은 우량기업 위주로 투자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경기 회복세는 변함없고 우리 경제가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조정 국면에선 수출주가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증시 변동기의 안전 종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황은 지난해 4분기보다도 올 1분기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자동차도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에 호조를 띨 것이라는 논리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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