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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G2 리스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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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G2 리스크' 커진다

입력
2010.01.2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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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장이 'G2 리스크'에 떨고 있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두바이도, 재정적자에 허덕이든 동ㆍ남유럽국가도 아닌, 지구상에서 가장 큰 두 나라 미국과 중국발(發) 악재들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연초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세계증시는 지난 주 후반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고강도 은행개혁안을 내놓으면서 크게 휘청거렸다. 그리고 26일에는 중국정부의 추가긴축 소식에 아시아 증시가 또 한번 폭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번갈아 가며 G2쇼크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32.86포인트 내린 1,637.34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2.15포인트 하락한 522.07로 장을 마쳤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2.42% ▦대만 가권지수 3.48% ▦일본 닛케이지수도 1.78%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급락했다.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0원 오른 1,163.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60원대에 올라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로써 주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개혁안이 나온 이후 3거래일 동안 무려 85포인트 가까이 추락했으며, 원ㆍ달러환율은 26원이상 급등했다.

이날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중국의 추가긴축소식이었다. 중국인민은행이 일부 은행에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0.5%포인트 인상할 것을 지시했고, 19일부터 중국은행들이 사실상 신규대출 중단상태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은 '준(準)패닉'상태로 접어들었다.

G2쇼크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13일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자 코스피지수는 1.6% 급락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은행개혁안을 발표(한국시간 22일)했을 때에는 2.19%나 떨어졌다. 환율도 연초 1,100원선을 위협할 만큼 일방적 하락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중국이 연일 악재를 쏟아내면서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G2 리스크'가 단기간에 소멸되기 어렵다는 점. 중국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었을 만큼 과열과 거품우려가 커지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출구조치'들의 강도가 점점 더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사활을 걸고 은행규제개혁안을 밀어붙이고 있는데다, 결국은 금리인상카드를 뽑을 수 밖에 없어 세계금융시장은 상당기간 중국과 미국의 정책적 향배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대외 불안요인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다"라며 "미국 경기 둔화와 기업실적 실망도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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