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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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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모차르트!'

입력
2010.01.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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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인간적 면모를 그린 뮤지컬 '모차르트!'는 8할이 음악이다. 클래식의 본고장, 오스트리아 작품답다.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자칫 산만해 보일 수 있는 록, 재즈, 팝 등 여러 장르의 곡들을 산뜻하게 편성했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산 뮤지컬의 아리아보다 1.5배 가량 긴 넘버는 풍부하고도 극적이다.

작품은 모차르트를 1985년 밀로스 포먼이 만든 영화 '아마데우스'보다 차분하게, 더욱 인간적으로 다룬다. 사회체제에 순응하며 살았던 아버지와의 갈등, 이성과 노력의 인간으로 대변되는 영주 살리에리와 재능을 타고난 인간 모차르트의 경쟁 구도는 시대적 배경인 18세기를 뛰어넘는 보편적 인간사를 담는다. 과하면 진부할 수도 있는 연인과 가족 간의 사랑은 양념처럼 뿌렸다.

모차르트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한 모든 장면에서 둘로 등장한다. 신동이라 불린 어린 시절의 '아마데'와, 자유를 꿈꾸는 청년기의 '볼프강'. 아마데는 볼프강의 천재적인 분신으로서 다른 인물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결말에서 볼프강의 심장을 찔러 얻은 피로 작품을 쓰는데, 앙증맞은 모습에 숨겨진 악마적인 예술성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145분 간 모차르트의 생애를 훑으려는 시도는 좀 과했다.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급급해 강약 조절 없이 사건을 나열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 삭제해도 무방한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한 까닭에 긴장감은 바닥을 쳤다. 50곡에 달하는 곡들을 그대로 살리려다 뮤지컬이 콘서트에 가까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임태경, 서범석, 신영숙 같은 배우들의 정돈된 목소리와 성악과 출신을 대거 기용한 앙상블이 120% 소화한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작품이다. 관객석에서도 솔로가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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