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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간에 딴 생각? 맘껏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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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간에 딴 생각? 맘껏 하세요"

입력
2010.01.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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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동차 광고를 보세요. 옛날 광고는 튼튼한 자동차라는 것을 강조했다면 요즘 광고는 산뜻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광고는 뚜렷하게 달라집니다."

25일 서울 서초동 삼성토탈 회의실. 법무팀 지윤혜(28) 주임이 임원들 앞에서 '광고'를 주제로 프리젠테이션(PT)을 펼쳤다. 언뜻 광고회사 전략회의를 연상케 하지만 여기는 엄연한 화학회사.

이 날 행사내용은 '제1회 크리에이티브 프리젠테이션 왕중왕전'. 6개월에 걸친 예선, 본선을 통과한 12명이 시계, 웃음의 힘, 아이티의 눈물 등 다양한 주제로 PT 대결을 펼쳤다. 모두 업무와는 전혀 관계 없는 주제들이었다.

삼성토탈이 PT 대회는 유석렬 사장의 'GWP(great work place) 프로젝트'에서 비롯했다. 유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밝고,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공간을 만들자고 강조했고 이번 대회도 직원들이 일을 떠나 자유로운 주제로 맘껏 생각해 보자는 취지였다.

대상을 받은 지 주임은 "처음엔 업무 외에 숙제 같아 부담스러웠다"며 "하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PT로 만들면 어떨까 고민도 해보면서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의력이 곧 미래 경쟁력'이라는 화두를 실천하기 위해 기업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별도 공간을 만들어 업무 시간에도 놀게 하면서 개인이 가진 창의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당근을 던지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웅진코웨이가 2008년 도입한 온라인 제안 제도 '상상오션'은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에게 푸짐한 보너스를 선사한다.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올릴 때마다 새우(1마리 당 100원), 은새우(500원), 황금새우(1,000원), 꽃게(1만원) 등 여러 종류의 보너스를 받는다. 새우 1만 마리를 모으면 현금 100만원에 해당하는 돌고래가 된다. 다달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으뜸 상상'으로 선정, 돌고래 1마리를 받는다. 보너스는 곧바로 월급 통장으로 지급된다.

김상준 전략기획본부장은 "딱딱한 방식의 사내 제안제도에서 벗어나 온라인 게임처럼 즐기면서 언제든 아이디어를 부담 없이 낼 수 있다"며 "기술(Technology)과 즐거움(Fun)을 결합한 퍼놀로지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4월 으뜸상상으로 뽑힌 '생산라인 개선안'을 실제로 도입해 정수기 생산량을 20% 이상 높였고, 연 3억5,000만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도 얻었다. 상상오션은 삼성 SDI, KT&G 등 120여 개 회사에서 벤치마킹했고 서울시, 농심 등을 비롯한 약 20개 업체에 시스템을 전수해 주기도 했다.

놀면서 일하라

아예 직원들을 놀게 하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포레카'라는 이름의 창의놀이방을 만들었다. 동관 4층 전체를 털어 1,190㎡(약 360평) 규모로 만든 이 공간은 휴식(Refresh), 펀(Fun), 스터디(Study)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도 상사 눈치 볼 필요 없이 책도 읽고, 컴퓨터 게임도 하며 머리를 식힐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창조적 전환 능력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하다"며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아이디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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