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위해 인도와 스위스를 방문하는 길에 장녀 주연(39)씨와 초등학생인 외손녀를 대동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서울에서 출국할 때 특별기에 딸과 외손녀를 동승시켰다. 주연씨와 외손녀는 26일 이 대통령 내외가 참관한 인도 국경일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전날 김윤옥 여사와 함께 현지 산스크리티 학교를 찾아 학생들의 인도 전통문화 공연을 관람하고 영어와 미술 수업을 참관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지자 야당은 즉각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말로는 정상외교를 한다면서 특별기를 이용해 가족 여행을 떠난 셈"이라며 "국민이 용납하지 못할 일이므로 이 대통령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대통령 딸과 외손녀의 해외여행을 위해 국민이 세금을 부담할 수는 없다"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도 히딩크 축구 국가대표감독 옆에 아들을 세워 논란이 됐는데 이번엔 딸과 외손녀까지 특별기에 태웠다면 도덕적 해이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과 진보신당 등도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국내외 외교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면서 "인도측이 국경일 행사에 대통령 가족의 참석도 요청해 동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가족의 여행 경비는 다른 수행원들과 마찬가지로 사후 정산을 통한 자비 부담"이라면서 "2008년 11월 이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자비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뉴델리=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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