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2005년~2007년 기간 중 미국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를 주도해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킨 실무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자 우리은행장이었던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도 민ㆍ형사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파생상품 투자 결정 당시 우리은행 단장직을 지낸 H씨와 부부장으로 일했던 H씨를 업무상 배임 협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론 파생상품인 CDO(부채담보부증권), CDS(신용부도스와프) 투자를 주도해 12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안겼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이미 2008년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상태다.
금융계에서는 배임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우리금융이 이례적으로 퇴직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최고책임자였던 황 전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이번 소송은 우리금융의 최대주주이면서 황 전 회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예보가 우리금융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황 전 회장과 송사를 벌여도 실익을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황 전 회장의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가 소송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회자나 금융당국도 예측하지 못한 사태로 손해를 입은 만큼 예보가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은 낮다"며 "예보의 대응은 황 전 회장이 명예회복을 이유로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낸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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