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인 실적을 반영한다. 그러나 주가가 항상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현상은 '주가의 과잉반응'이란 표현으로 설명되는데, 주가 상승의 과잉반응에 투자하는 전략은 '모멘텀(Momentum) 전략', 주가 하락의 과잉반응에 투자하는 전략은 '역발상(Contrarian) 전략'이라고 말한다.
가격 모멘텀 연구로 유명한 나라시만 제가디쉬와 쉐리던 티트먼은 모멘텀과 더불어 '평균회귀(Mean Reversion)'현상에도 주목한다. 평균회귀는 과잉반응에 의해 주가가 다시 평균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개월의 짧은 기간에는 평균회귀 현상이, 3개월~1년의 중간 정도 기간에서는 모멘텀 현상이, 그리고 1년 이상 장기에서는 다시 평균회귀 현상이 나타난다. 즉 최근 1개월간 크게 오른 종목이 있다면 단기적으로 조정 받을 가능성이 높고, 지난 6개월간 크게 오른 종목은 이번 달에 오를 가능성이 높으며, 지난 2년 동안 크게 오른 종목은 이번 달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최근 몇 개월간 크게 오른 종목 중 지난 달 조정을 받은 종목을 매수하되, 1년 이상 높은 상승을 보였던 종목은 제외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 되는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선 단시간의 평균회귀는 매매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서려 하는데다가 다른 투자자 역시 단기 급등에 따라 추격매수를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1년 정도의 모멘텀은 어떻게 설명될까. 이는 궁극적으로 펀더멘털이 반영되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거나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이전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이면 주가에 반영되는데, 초기에는 이러한 현상이 완전히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런 변화를 투자자들은 일시적 현상으로 의심하며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 정도 연속 실적을 확인하면 애기는 달라진다. 회사의 수익성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처럼 펀더멘털이 반영돼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올라가면 또다시 과잉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회사 펀더멘털 변화에 대한 과신이 생겨 주가가 과잉 반응하는데, 이럴 때 종종 스토리가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믿었던 수준의 수익성이 나오지 않으면, 주가는 과잉으로 상승했던 부분을 반납하며 평균으로 다시 회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해석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며, 단순히 발표되는 실적을 뒤쫓아 최근 실적을 미래에 대입한다고 가정할 때 가능하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단기간의 주가 추이와 기업실적에 과민 반응하기 보다는, 3년 이상 장기 보유하는 경우 실적과 주가는 같은 궤적을 그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진수 (푸르덴셜자산운용 퀀트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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