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전 사장 곽영욱(69ㆍ구속기소)씨가 검찰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곽씨는 검찰 조사를 받던 지난해 11월에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에 임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1,000만원대의 일제 골프채를 구입해 선물로 줬다”고 진술했다.
곽씨는 “각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던 한 전 총리에게 ‘이제 장관이 됐으니 골프도 배워야 한다’고 권유해 함께 골프용품점에 가서 골프채를 사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1년 1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초대 여성부 장관으로 일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평소 친분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관련 내용에 대해 조사는 했다”고 말해 이 같은 진술이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곽씨 진술이 사실이라 해도 골프채의 대가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공소시효도 지나서 처벌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가 친분이 있는 기업체 대표로부터 고가의 골프채를 받았다면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검찰로선 이 같은 정황을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도 있다. 재판부로 하여금 ‘골프채를 받았을 정도면 돈도 받은 것 아니냐’는 심증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 측 조광희 변호사는 “간단하게 말하겠다. (골프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곽씨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 선임 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28일 첫 재판(공판준비기일)을 받는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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