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가 촛불집회에 참여하거나 학교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힌 학생들의 글과 신상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6일 학교측과 총학생회에 따르면 숙대 학생문화복지팀은 1999년과 2002년, 2003년, 2008년 학교 내 게시판과 인터넷 익명게시판인 ‘스노로즈’, ‘숙대신보’ 등에 게재된 학생들의 글을 스크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나 특정 교수의 복직 비판 등이 담긴 글들이다.
더욱이 일부 스크랩 자료에는 글을 쓴 10여명 학생들의 주민번호나 출신고교 등 학적부 내용도 같이 첨부돼 있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한 학생이 리모델링중인 학생문화복지팀 사무실 밖에 놓인 문서에서 관련 자료를 발견해 총학생회 등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총학생회측은 이와 관련, “학교가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감시해온 것”이라며 “비판 글을 올린 학생이 학교로부터 불이익을 받은 사례가 있는 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처 내 일부 부서가 독자적으로 한 일 일뿐 학교나 총장이 지시한 건 아니다”며 “추후 학생 인적사항에 대한 불필요한 수집과 유출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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