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1879~1910)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 감옥 형무소장이 안 의사의 마지막 나날을 기록한 보고서 원본(사진)이 공개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안 의사 유묵전 '안중근, 독립을 넘어 평화로'를 열고 있는 예술의전당은 25일 연장 전시(2월 15일까지)를 시작하면서 이 보고서를 공개했다.
편지 형식의 보고서는 뤼순 감옥의 구리하라 전옥(典獄ㆍ형무소장)이 안 의사 순국 1주일 전인 1910년 3월 19일 조선통감부 사카이 경시에게 보낸 것으로 안 의사가 '동양평화론' 완성을 위해 사형을 보름 정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정황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의 개인소장자가 보관하고 있는 이 편지는 사본이 일본 국회도서관에 소장돼 그 존재 및 내용은 알려져 있었으나 원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구리하라는 보고서에서 "'동양평화론'도 쓰기 시작하여 현재 서론이 끝났다… 본인은 철저하게 '동양평화론'의 완성을 원하고 사후에 반드시 빛을 볼 것으로 믿기 때문에 얼마 전 논문 저술을 이유로 사형의 집행을 15일 정도 연기될 수 있도록 탄원하였으나 허가되지 않을 것 같아 결국 '동양평화론'의 완성은 바라기 어려울 것 같다"고 썼다. 안 의사는 3월 15일 자서전 '안응칠역사'를 탈고한 뒤 '동양평화론' 집필에 착수한 상태였으나 탈고하지 못하고 3월 26일 순국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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