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송(1905~1966)의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많은 아동문학사 관련 저서와 논문에서 "1923년 잡지 '샛별'에 발표된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화"라는 설명과 함께 빠짐없이 언급되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것은 믿을만한 사실일까.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51) 인하대 교수는 평론집 <한국 아동문학의 쟁점> (창비 발행)에서 '바위나리와 아기별'의 사례를 들어 아동문학 연구에 있어 정전(正典) 확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샛별'의 원본이 남아있지 않은 가운데, '바위나리와 아기별'의 발표 연도에 대한 작가 마해송의 진술도 해방 전과 해방 후의 것이 각각 다르다. 아들인 시인 마종기(71)씨가 펴낸 추모문집의 연보에는 이 작품이 1922년에 발표됐다는 기록도 있다. 한국>
이런 혼선은 문학사 연구의 기초 분야인 정전 확정 단계에서부터 우리 아동문학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상(1910~1937)의 유일한 창작동화로 알려졌던 '황소와 도깨비'가 일본 동화의 번안으로, 방정환(1899~1931)의 창작동요로 알려졌던 '형제별'이 일본 동요의 번안으로 밝혀진 것도 근자의 일이다.
원 교수는 이 평론집에서 정전 논쟁 등 한국 아동문학의 문제를 실증적으로 탐구하면서 아동문학 장르 구분 문제, 다문화시대의 아동문학 등 현장에서 제기되는 주제들을 논쟁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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