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삶과 문화] 문화 다양성과 교류 확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삶과 문화] 문화 다양성과 교류 확대

입력
2010.01.25 23:09
0 0

일본에서는 연말부터 1월 중순까지 '시메카자리'와 '카도마츠'로 집이나 가게 입구를 장식한다. 시메카자리는 금(禁)줄 장식이다. 초기에는 볏짚으로 만들었으나 요즘은 각양각색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고추나 소나무 가지 등을 새끼줄에 매달아 문간에 매어 놓았다. 집안에 나쁜 액이나 화가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바람에서 시작된 것이다.

카도마츠는 정초에 대문 앞에 세워두는 대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장식물이다. 12월 20일에서 12월 28일에 장식해두는 게 일반적이며 29일 이후에 내걸면 행운이 반감된다는 속설이 있다. 이런 장식은 대개 1월 6일 저녁에 거두며, 지역에 따라서는 1월 15일까지 놔두는 곳도 있다. 시메카자리나 카도마츠는 연말연시에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볼거리이다.

우리나라도 명절이나 절기 마다 독특한 풍속이 있다. 설날에는 세배를 하고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을 깨고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먹는다. 요즘은 많이 사라진 풍속이지만 정초에는 대문에 복조리를 달곤 했다. 그믐날 이웃집 마당에 복조리를 던져두고 정초에 세배 겸 조리 값을 받으러 가면 깎거나 물리지 않고 그 값을 치르곤 했다. 값을 깎거나 되물리는 것은 복을 깎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전통문화와 풍속을 이해하지 못하면 신기하다거나 이상하다거나 심지어는 야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일본에 갔더니 이상한 물건들이 대문에 걸려 있더라'라는 반응은 일본의 문화를 몰라서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안다는 것은 그들의 가슴을 아는 것이고 그들의 지나온 역사를 아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선 미인의 기준이 발이 작은 여자여서 전족이 유행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목이 길수록 아름답다고 여겼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은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얼굴에 침을 뱉는 인사 문화가 있다. 우리와 풍속이 다르다고 업신여기면 우리의 풍속 역시 존중을 받지 못한다.

쌍방향적 문화교류와 상호작용으로 문화다양성은 육성된다. 한 종류의 꽃으로만 만발하기보다 형형색색 다양한 꽃들이 있어서 자연이 더욱 아름답듯이, 민족과 언어, 지역에 따른 다양한 문화가 있기에 세상은 더욱 풍요롭지 않은가. 동북아만 놓고 보더라도 대륙인 중국, 반도인 한국, 섬나라 일본은 지리적 차이만큼 성격과 기풍이 다르다. 한국의 한류(韓流)가 유행이듯, 일본에는 화풍(和風)이 있고 중국에는 하우(夏雨)가 있다.

중국의 중체서용, 일본의 화혼양재, 한국의 동도서기를 근간으로 한 근대화의 과정도 각각 다르다. 나와 '다른'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을 버리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문화를 알아야 한다. 소통이 필요한 이유다.

작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305만 명이고, 중국인 관광객은 134만 명에 이른다. 인적 교류는 문화적 교류를 수반한다. 도쿄 신주쿠의 한국 음식점에서 순두부찌개와 돌솥비빔밥을 주문하는 일본인 커플이 흔하듯, "이럇샤이마세~"하고 손님을 맞는 일본식 주점과 음식점을 서울에서 발견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2010년에는 '한복과 치파오 패션쇼,''판소리와 경극, 가부키의 만남,''스모와 씨름 대회'같이 동북아 3국 간에 소통과 교류를 촉진하는 문화행사가 많아졌으면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난 세월의 심리적 역사적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지름길이며, 진정한 교류를 통해 동북아공동체로 가는 길이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