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너희 나라로 돌아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너희 나라로 돌아가!'

입력
2010.01.25 23:09
0 0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은 가락국의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옥의 혼인이다. 이 부부 사이에 10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이 있었다. 이들 가족을 요즘말로 하면 '다문화가정'이다. AD 42년, 경남 김해에 최초의 다문화가정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들에게는 요즘 다문화가정이 겪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외국에서 온 아내의 여권(女權)이 강해 아들 중 2명에게 자신의 성인 허씨까지 전해주었다. 국제결혼 붐이 만든 신조어인 다문화가정이란 말이 생긴 지 10년이 넘었다. 다문화가정은 많은 문제에 부딪치며 살아간다. 그 중 가장 심각하고, 가장 시급한 것이 교육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문화가정 2세대는 늘어나고 성장하고 있는데 그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우리 교육의 사각지대이다. 우리말에 서툰 외국인 어머니에게 제대로 말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학교교육에서 따돌림 당하고 소외되는 것은 피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그 아이들 모두, 분명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인데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에게는 세종시보다 이 문제가 더 시급한 것 같은데 그 많은 국회의원들은 다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만들어진 초등대안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제자에게 들었다. 그 아이들이 가장 분노를 느끼는 것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고 한다.

시인 정일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