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은 가락국의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옥의 혼인이다. 이 부부 사이에 10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이 있었다. 이들 가족을 요즘말로 하면 '다문화가정'이다. AD 42년, 경남 김해에 최초의 다문화가정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들에게는 요즘 다문화가정이 겪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외국에서 온 아내의 여권(女權)이 강해 아들 중 2명에게 자신의 성인 허씨까지 전해주었다. 국제결혼 붐이 만든 신조어인 다문화가정이란 말이 생긴 지 10년이 넘었다. 다문화가정은 많은 문제에 부딪치며 살아간다. 그 중 가장 심각하고, 가장 시급한 것이 교육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문화가정 2세대는 늘어나고 성장하고 있는데 그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우리 교육의 사각지대이다. 우리말에 서툰 외국인 어머니에게 제대로 말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학교교육에서 따돌림 당하고 소외되는 것은 피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그 아이들 모두, 분명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인데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에게는 세종시보다 이 문제가 더 시급한 것 같은데 그 많은 국회의원들은 다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만들어진 초등대안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제자에게 들었다. 그 아이들이 가장 분노를 느끼는 것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고 한다.
시인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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