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결혼은 줄고 이혼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는 27만3,6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했다. 이에 비해 이혼 건수는 11만5,8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혼인이 줄고 이혼이 늘어난 것이 전부 경제난 때문만은 아니다. 혼인 건수의 감소는 2006년 ‘쌍춘년 특수’로 인해 결혼 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가 점차 정상화되는 측면이 있다. 이혼 건수 증가 역시 2008년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영향으로 ‘갈라서는 커플’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결혼감소-이혼증가는 경제적 상황과 무관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 통계청 관계자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도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미혼자들은 결혼을 미루고 기혼자들은 이혼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작년에도 혼인과 이혼에 경제 상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출생아 수도 줄었다.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41만4,100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 감소했다. 특히 출생아 수는 2008년 3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다 지난해 10월 200명(0.5%)이 반짝 늘기도 했지만 증가세를 두 달도 이어가지 못한 채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월에 3만5,200명이 태어나 -3.3%를 기록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을 미루듯이, 출산시기도 늦추는 가정이 많았다는 얘기다.
한편 경제위기의 여파는 이사를 포함한 인구이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이동자 수는 848만7,000명으로 2008년(880만8,000명) 대비 3.6%, 전입신고 건수는 510만건으로 전년(525만건)보다 2.9% 각각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다소 침체기에 놓이고 취업난도 가중되면서 이동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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