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휴대폰에서 상당한 이익을 올렸다. 연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트리플 투'(2억대 판매 및 세계 시장 점유율 20%,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도 넘어섰다."(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 가전 전시회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5% 가량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작년 휴대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2012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런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다. (안승권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본부장 사장,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휴대폰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경기 침체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 휴대폰 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경쟁 업체들을 따돌리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크게 높여가고 있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0.7%를, LG전자는 10.4%에 달해 모두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노키아와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해외 주요 경쟁 업체들의 2009년 점유율이 전년대비 모두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리미엄급 풀터치폰 시장 사실상 '점령'
국내 휴대폰 업계가 이처럼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풀터치폰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전체 판매량의 약 19%에 해당하는 4,300만대를 풀터치폰으로 채웠다. SA가 2009년 세계 풀터치폰 시장 규모를 1억1,960만대로 예측한 것을 감안할 때, 지난해 풀터치폰을 구입한 소비자 3명 중에 1명은 삼성 애니콜을 선택한 셈이다.
LG전자가 풀터치스크린을 장착해 내놓은 '쿠키폰'도 출시 13개월만에 '텐밀리언셀러'(누적판매 1,000만대ㆍ2009년12월 기준) 반열에 오르며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풀터치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휴대폰 본고장인 북미지역에서의 선전도 힘을 보탰다. 2008년말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 1,2위에 오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9년 내내 평균 20%를 웃도는 점유율로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국내 업체들의 고객 맞춤형 현지화 전략이 적중, 현지 터줏대감으로 군림해 온 모토로라를 밀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확보 변수
지난해 보여준 국내 휴대폰 업계의 선전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기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주력 제품군으로 자리잡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한 데다,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의 공세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올해 스마트폰 출시 비중을 크게 높여나갈 방침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올해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실적은 스마트폰을 따라 잡기 위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케팅과 연구ㆍ개발(R&D) 비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국내 업체들에게 올해야 말로, 향후 3~4년을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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