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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북한' 대화의 끈 놓지않고 체제 안정 겨냥 '이중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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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북한' 대화의 끈 놓지않고 체제 안정 겨냥 '이중 포석'

입력
2010.01.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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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두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24일 김태영 국방장관의 '선제타격' 발언을 겨냥해 "단호한 군사적 행동"을 경고했다. 북한은 그러나 남한의 대북 지원 단체에 대해서는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 식량 지원 등을 요청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김 장관의 발언과 관련 "선제타격론을 우리(북)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즉시적이고도 단호한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면서 "지휘의 중심을 비롯한 중요 대상물들을 송두리째 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이 20일 "북한의 핵 공격이 있을 경우 바로 타격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또다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북한은 2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김 장관 발언과 '2012년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재 가능성'을 언급한 통일연구원의 보고서를 겨냥해 "선전포고"라고 비난하면서 "무자비한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남측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마련했다'는 남측 일부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아 지난 15일 '보복 성전'을 거론한 국방위원회 성명처럼 체제 안정 문제에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반면 북한은 남북 대화와 협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북측의 대남 협력 창구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은 지난해 12월 월드비전에 밀가루(300톤)와 쌀(200톤)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도 남측 의료지원단체인 '장미회' 관계자들이 27일 평양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발급했다. 대북 지원 단체 관계자는 "평양에서 계속 지원을 부탁하는 연락이 온다"며 "요즘처럼 북한이 적극적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21일 ▦미국ㆍ중국과 평화협정 체결 ▦안전보장(체제보장)에 관한 미국과 양자 협의 ▦경제제재 해제 등을 6자회담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선(先) 제재 해제, 후(後) 협상 재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이중 행보 배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일단 경제난 타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나 체제 안정과 북핵 문제에서는 기존의 강경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엔의 대북제재 방침을 고수하는 미국의 입장이 확고한 상황에서 북한이 남측을 상대로 실리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이 제안한 금강산ㆍ개성 관광 실무접촉과 '3통'(통행 통관 통신) 관련 군사실무회담을 내달 1일 열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핵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북미간 현안으로 국한하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만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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