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소가 박사 학위 소지자를 고용한 뒤 이들을 원하는 중소기업으로 파견,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우회 취업' 정책이 시행된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조찬 강연에서 "중소기업 명함을 들고 다니기 싫어 박사급 인력이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며 "이들을 먼저 정부 출연연구소 소속으로 취업시킨 뒤 기업에 파견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일단 올해 200명의 박사급 고급 인력을 정부 출연연구소에서 고용, 이들이 중소기업의 연구인력으로 파견되면 급여의 일부분을 보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장관은 "이들은 중소기업에 파견돼 3년간 근무한 뒤 '앞길'이 보인다고 판단하면 그 기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고, 아니면 출연연구소에 복귀할 수도 있다"며 "연구ㆍ개발(R&D)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이미 중소기업 파견을 조건으로 출연연구소에 취업할 인력의 모집에 나선 상태이며 반응도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에 대해 최 장관은 "수요처인 대기업과 공급처인 중소기업이 짝을 맞출 경우 R&D 예산을 우선 지원하겠다"며 "수요처가 해결되면 중소기업도 안심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중소기업을 우대하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또 주력 산업의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양산, 차세대 메모리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친환경 첨단 선박 개발, 스마트폰 개발 및 4G 이동통신 선점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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