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혹은 매체를 통해서 이름을 알려온 명연의 주인공들이 속속 내한한다. 공교롭게도 모두 첫 내한길.
독일 바이올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44)는 한국팬들과의 해후가 진중한 사건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선보일 참이다. 모두 6곡 연주에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대장정이다.
'소나타 1번 g단조ㆍ2번 a단조'와 '파르티타 1번 b단조' 등 3곡을 1부로, '소나타 3번 C장조'와 '파르티타 2번 d단조'ㆍ3번 E장조' 등 3곡을 2부로 나눴다. 가운데 휴식이 1시간이다. 이번 콘서트에는 그가 1999년 1만7,000달러를 주고 산 새 악기가 등장, 호사가들을 즐겁게 한다. 명기의 대명사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버리고, 동년배인 독일의 악기 제작자가 만든 악기 소리를 감상할 기회다.
1988년 데뷔한 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쇤베르크, 리게티 등 현대음악 분야였다. 1994년 자신이 만든 '테츨라프 콰르텟'을 통해 펼치고 있는 실내악 활동은 또 다른 축이다. 2월 23일 오후 7시 30분, LG아트센터. (02)2005-0114
신동 예프게니 키신에 비견되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불로도스(38)도 온다. 1995년 음반사 직원의 눈에 연주 모습이 띄어 본격 무대를 갖고 이듬해 뉴욕에 입성한 그에게 유수의 오케스트라가 손을 내밀었다. 2002~2009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제2의 호로비츠'라는 별명이 붙은 그를 주빈으로 대접했다. 최근 그의 비엔나 연주 실황이 국내에 라이센스로 소개됐다. 내한 공연에서는 스크리야빈, 알베니즈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2월 27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1544-8117
이집트 출신의 피아니스트 람지 야사(62)는 올해 탄생 200주년이 되는 쇼팽의 작품만으로 방한 연주회를 꾸민다.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 교수로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주빈 메타 등 세계적 지휘자들과 협연한 그는 '발라드 1번 g단조' 등 쇼팽이 20대에 만든 곡들을 들려준다. 3월 4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6303-7700
화려한 연주 매너로 '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프랑스의 로랑 코르샤(44)의 첫 내한길은 보다 낭만적이다. 바로크에서 현대음악을 망라하는 그가 한국에서 들려줄 곡은 클래식 소품과 영화 주제곡. 파야의 '스페인 무곡' 등 클래식은 물론 '시네마 천국' 등 유명 영화주제곡을 아코디언이나 4중주단과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이번 콘서트에 앞서 영화주제곡과 재즈 등을 섞어 만든 음반 '시네마'(EMI 발행)가 출시됐다.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48-448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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