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위 관리들로 투자 유치단을 구성, 내달 네덜란드에서 대북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대표단은 정보기술(IT), 섬유, 농업, 관광 분야를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갖고 토지 제공, 세제 혜택 등의 유인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북한이 네덜란드를 필두로 IR(기업설명회)과 유사한 '유럽 투어'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최근 주목할만한 경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돈 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북한은 20일 국가개발은행 설립 방침을 밝혔다. 이 기관은 과거 우리의 산업은행과 성격이 유사하다. 국제금융 거래를 통해 해외 자본을 들여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일에는 북한 최초의 경제자유무역지대인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시키고, 이 곳에 남북합작기업의 설립을 허용했다.
지금까지 북한의 외자 유치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자본주의식 기업 운영을 일부 허용한 합영법 제정(1984)을 시작으로 나진ㆍ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설치(1991),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2002) 등의 조치가 진행됐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자력갱생식 경제 운용틀을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마약 밀매, 무기 거래 등으로 근근이 유지됐던 북한의 달러 유입 루트를 사실상 봉쇄했다. 북한이 가중되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외자 유치를 상정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명철 대외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이 최근 단행한 화폐 개혁도 내부 통제를 강화해 대외 개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가개발은행 이사장에 대남정책 책임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낙점된 것 역시 남측 자본을 겨냥한 포석이란 해석이 많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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