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후반 미국 증시 폭락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지수는 신속하게 상승 탄력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코스피지수는 ▦오바마 행정부의 추가 금융규제안이 실행되면 한국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가 어려워지리라는 우려 ▦미국 금융기관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임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폭락했으나, 해당 우려사항의 실현 가능성과 함께 증시에 미치는 파괴력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하루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 4,300억원, 지수선물 2만737계약을 순매도했으나, 결과적으로 과민반응의 성격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으로 점검하면 미국 금융 규제안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괴력은 크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질 것이다. 지난달 미 하원을 통과한 금융시장개혁 법안에 유사한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으며, 세부 규제방안이 나오는 과정에서 그 대상과 영역이 좁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규제안이 제시된 배경에 정치논리가 상당 부분 개입된 것도 또다른 요인이다.
이번 금융 규제안과 관련, 미국과 국내 시장의 처한 여건이 다른 것도 긍정적 전망의 이유가 된다.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규제강화로 금융기관들의 이익 감소 가능성이 높아졌고, 정치권이 적대적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다우30지수' 기업들의 내년 전체 순이익 예상치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 등 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를 차지하고 있는데, 금융 규제로 이들 종목의 이익이 급감한다면 현재 14배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은 더욱 높아질 거라는 우려가 확산됐던 것이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금융 규제안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시장은 빠른 복원력을 보일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상향 속도도 다시 빨라졌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코리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한 주 0.3% 증가했다. 자동차가 포함된 경기소비재와 유틸리티, 소재 업종이 예상치 상향을 주도했다. 원자력 발전과 스마트폰 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이익 모멘텀 상향을 이끌 전망이다.
한국의 이익 모멘텀은 주요국 가운데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약세 국면에서는 동조화가 나타나지만 강세 국면에서는 차별화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은 오바마발(發) 규제 리스크가 약해질 때 가장 빠른 복원력을 보일 것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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