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지 유출 사건이 또 확인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내에서 23일 시행된 SAT시험에 응시해 문제지를 빼돌린 혐의(업무방해 등)로 서울 신사동 R어학원 강사 장모(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장씨는 23일 경기 가평군 모 중학교에서 실시된 SAT시험에 자신의 수업조교 차모(24)씨 등3명과 나란히 응시해 문제지를 조직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험장에 들고 간 공학용 계산기의 메모기능을 이용해 문제를 기록하는가 하면, 미리 준비한 소형 칼로 문제지 일부를 잘라 가지고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SAT 기출문제를 확보해 강의해야 학원에서 '족집게 강사'로 살아남을 수 있어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강남 SAT 학원가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압수한 장씨의 노트북에서 작년 SAT시험 당일 일부 문서가 삭제된 흔적을 확인,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SAT 주관사인 ETS는 2007년에도 국내에서 수험생들의 문제지 일부 훼손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18일 태국에서 SAT 시험지를 빼돌려 미국에 유학 중인 고교생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혐의로 서울 역삼동 E어학원 강사 김모(3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씨가 문제의 R어학원에도 재직한 사실을 확인하고, R어학원장을 소환해 학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ETS 관계자는 "선량한 학생들을 최대한 보호하되 부정한 방법으로 혜택을 입은 학생들은 철저히 가려내겠다"며 "내부 조사결과를 비롯한 단서를 경찰에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SAT시험 응시자에 대한 광법위한 성적 취소 여부와 관련, 이 관계자는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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