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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현지화 효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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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현지화 효과 시작됐다

입력
2010.01.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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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에 사는 사제한(Shajehanㆍ38)씨는 요즘 "산다르! 훈다이카 바우트아차 헤(힌두어로 '멋져요. 현대차 참 좋아요'라는 뜻)"를 연발한다.

사제한 씨가 차를 구입한 것은 지난해 봄. 마루티 스즈키의 에이스타, 자국산 타타차의 비스타와 꼼꼼히 비교해보고 결국 현대의 i10을 택했다.

가격은 에이스타, 비스타 보다 5,000루피(약12만원) 비쌌지만, 잔고장이 없다는 주변 친구들의 충고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결국 40만루피(약950만원)에 i10을 산 사제한씨는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선택에 대만족하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시장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중국과 함께 양대 신흥시장인 인도시장에서도 비약적인 실적 향상을 이룸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업체간 '신흥시장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4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인도 공장은 지난해 내수 28만9,863대, 수출 27만17대 등 총 55만9,880대를 판매해 1998년 인도시장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 내수는 2위, 수출은 1위 성적이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한 i10 등을 인도 내수시장에 팔고, 절반 가량은 유럽과 아프리카로 수출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값싼 노동력 때문에 최근 GM, 도요타, 닛산 등 글로벌 업체들이 소형차 생산기지로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현지전략 덕분

성공 요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현대차가 인도에 진출한 것은 98년. 소형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인도 사장을 감안, 상트로(국내명 아토스)를 전략 차종으로 개발했다. 상트로는 지난해에도 8만2,000여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아 인도에서 현대차 안착에 일등 공신이 됐다.

상트로에서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는 인도와 유럽 전략차종으로 2007년 말부터 i10을 선보였다. i10은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인도에 적합한 차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무섭게 판매상승세를 이어갔다. i10은 마루티 스즈키와 타타차의 경쟁차종보다 조금 비싸지만 현지에서는 '한수 위'로 대접받고 있다. 첫해 1만4,451대, 2008년 10만4,815대가 팔리더니 지난해에는 13만7,000여대가 팔려나갔다.

글로벌 업체 경쟁 심화

그러나 현대차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최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부상한 폴크스바겐은 일본 스즈키와 손을 잡았다.

스즈키의 인도현지 법인 마루티 스즈키는 인도 내수1위 업체. 올해는 폴크스바겐의 자본을 등에 업은 스즈키의 인도 지키기 전략 강화가 예상된다. 또 GM은 중국 상하이차와 합작, 인도에서 연간 10만대 규모의 소형차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공세에 대해 현대차는 공장 증설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다. 현대차 첸나이 1,2공장의 생산능력은 60만대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인도 현지 언론은 현대차가 올해 제3공장 등 증설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첸나이 공장 생산량 절반이 해외 수출물량이어서 수요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팀장은 "인도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와 신흥시장이라는 두 가지 화두를 모두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소형 전기차 생산의 최적지"라며 "전략적으로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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