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의 관점으로 본 현대인의 심리
오래된 연장통 / 전중환 지음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200만원이 넘는 명품 귀마개를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진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이를 단초로 '값비싼 신호 이론'을 설명한다. 화려한 빛깔로 암컷을 유혹하는 수컷 공작새의 행동이 인간의 과시적 소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여자들은 웃기는 남자를 좋아하지만 남자들은 자기 말에 웃어주는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인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등 현대인의 심리를 진화의 관점에서 풀이한다. 일상적인 사례들 덕분에 낯선 분야가 어렵지않게 다가온다. 사이언스북스ㆍ256쪽ㆍ1만5,000원.
■ 북극해 둘러 싼 강대국 이권다툼 분석
북극해 쟁탈전 / 크리스토프 자이들러 지음
국제문제 전문가이자 독일 슈피겔 지의 과학전문기자인 저자가 북극해를 둘러싼 강대국 간 이권 다툼을 다양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2007년 러시아의 북극해 해저탐사를 계기로 촉발된 21세기의 식민 각축전을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북극해에서 인산염, 니켈, 철광석, 알루미늄 등을 놓고 벌어지는 자원전쟁의 위험성을 심각한 어조로 경고한다. 극 지역의 파괴는 지구 환경 전체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컬러 화보와 각종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북극의 오늘을 입체감 있게 보여준다. 박미화 옮김. 더숲ㆍ356쪽ㆍ1만4,900원.
■ "과학 패러다임의 변화만이 인류를 구원"
파멸의 묵시록 / 에롤 해리스 지음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인류의 미래가 어둡다고 한다. 지난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 총회가 열렸지만 자국이기주의 때문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세계 주요 국가들이 편협한 국가이익에서 벗어난다면 인류는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17세기에 발원한 뉴턴식 과학적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것.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의 성립만이 인류를 재앙으로부터 구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현휘 옮김. 산지니ㆍ312쪽ㆍ2만원.
■ 핵심 코드로 분석한 21세기 변화의 방향성
2020 퓨처캐스트/ 로버트 J 샤피로 지음
GM이나 메릴린치처럼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통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는 등 21세기는 기존 논리로는 설명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방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2020년까지 세계를 좌우할 세 가지 핵심 코드로 인구문제, 세계화, 미국이 야기할 세계 정세를 꼽는다. 저자는 빌 클린턴, 존 케리, 버락 오바마 등 전현직 미국 민주당 수뇌부의 경제 자문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고령화의 영향, 미국과 중국 사이의 역학관계 등을 심도있게 분석한다. 김하락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ㆍ528쪽ㆍ2만2,000원.
김지원기자 eddie@hk.co.kr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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