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기 전당대회 참여 가능성을 놓고 한나라당이 술렁이고 있다.
그 동안 조기 전대에 부정적이던 친박계 가운데 일부가 조기 전대 개최 가능성에 시선을 돌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친박계와 친이계 다수는 조기 전대에 부정적이어서 조기 전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6월 지방선거 대비 차원에서 박 전 대표의 조기 전대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지도부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중적 영향력이 막강한 박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아 세종시 논란으로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지방선거운동을 지휘해야 한다는 논리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 박 전 대표가 당권에 나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 추진 문제와 관련 정몽준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자 조기 전대 참여에 대한 당초의 부정적 입장을 접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기 전대 필요성이 당내에서 대세를 이룰 경우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내 소장 개혁파 모임인 '민본21'도 지방선거 돌파구 마련을 위해 조기 전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과 친박계가 같은 목소리를 낼 경우 조기 전대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영남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예전과 달리 조기 전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친박계 대부분은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조기 전대 출마설에 대해 "근거가 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허태열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공연한 억측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그런 논의를 (친박계 내에서) 해 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친이계 핵심인 한 의원은 "세종시 문제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대를 개최하면 당 분열만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어느 한쪽이 거부하면 조기 전대가 성사되기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여권의 세종시 내홍이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 조기 전대와 박 전 대표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전망도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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