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경제적인 여력은 안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에, 우리나라의 미래도 밝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세계 최대의 주류회사 디아지오 코리아의 김종우(49)사장은 요즘 업무 시간 틈틈이 회사가 젊은이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킵워킹펀드(www.keepwalking.co.kr) 사이트를 방문하며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이 곳에는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갖춘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포부를 담은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직접 제작해 올려놓고 있다. 지난 해 12월11일 오픈한 이 사이트는 한달만에 1,000여개의 UCC가 올라왔고, 방문객 15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있다.
킵워킹펀드의 규모는 5억원. 이 돈은 이번 UCC 올리기에서 선발된 다섯 명에게 2년간 지원한다. 개인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1명이 1억원을 받는 셈이다.
디아지오는 같은 방식으로 2년에 한번씩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UCC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거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젊은이들의 관심이 쇄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위스키 조니워커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만큼 브랜드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기업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며 "이왕이면 일반적인 기부와는 좀 다른 이벤트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적은 돈이 아닌 만큼 심사도 철저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디아지오는 이를 위해 강욱순(프로골퍼), 공병호(1인 기업가), 김창호(산악인), 박광현(영화감독), 서진규(작가) 등 각 분야의 저명한 인사들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해놓은 상태다. 1차로 내달 1일 10명을 선발한 뒤 이들 심사위원의 면접 등을 거쳐 내달 26일 최종 선발자를 뽑는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혜택을 돌아가게 하는 일반적인 기부와는 달리 극소수만을 위한 행사를 벌이게 된 이유는 뭘까.
김 사장은 "통상 기부라고 하면 불우이웃, 장애인, 장학사업을 하는 것을 쉽게 떠올린다"며 "하지만 '사회건전성'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보면 사회의 보다 넓은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부문화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킵워킹펀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사이트에 들어와보면 각 분야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치열한 삶을 사는 젊은이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된다"며 "이런 젊은이들의 도전기를 통해 일반인들도 꿈을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재능과 의지, 능력을 갖추고도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꼭 한번 도전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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