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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가는 길 '희망의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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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가는 길 '희망의 봉우리들'

입력
2010.01.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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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르베야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캠프에 두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한 눈에 봐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는 이는 바로 '꺽다리' 김신욱(22ㆍ울산)과 김근환(24ㆍ요코하마)이다. 196cm의 국내 최장신 공격수 김신욱과 192cm의 수비수 김근환은 대표팀에서 압도적인 신장을 자랑한다. '길쭉한' 운명을 타고난 둘은 '장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월드컵을 그리며 의기 투합하고 있다.

▲꺽다리의 엇갈린 운명

두 꺽다리의 운명은 대학 시절과는 180도 달라졌다. 당시에는 김신욱이 수비수, 김근환이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타깃형 공격수로서 장점을 가지고 있었던 김근환은 유일한 대학생 신분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까지 뽑혔다. 이후 J리그에 진출해 수비수로서 주전자리를 꿰찼고, 수비 요원으로 A대표팀에도 발탁됐다. 반면 김신욱은 이전까지 수비수였지만 프로에 와서 운명이 달라졌다. 지난해 울산에 입단한 김신욱은 27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7골을 터트려 공격수 변신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그는 태극마크까지 달고 1월 전지훈련에 참가하게 됐다.

대표팀 동료들은 여전히 김신욱과 김근환을 헷갈려 한다. 특히 껌껌한 밤이 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짙어진다. 김신욱은 "형들이 나를 보고 '근환아'라고 종종 부른다. 그러면 '신욱입니다'라고 하며 웃어 넘긴다"고 말했다. 덩치가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은 '단짝'으로 붙어 다닌다. 한방을 쓰는 데다 훈련에서도 항상 짝을 이뤄 헤딩과 몸싸움을 하며 월드컵을 향해 함께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장신들의 월드컵 희망가

'허정무호'에서 꺽다리들의 장점은 뚜렷하다. 장신 선수들은 공중볼 다툼에 능하기 때문에 체격조건이 좋은 유럽이나 신장이 다소 작은 팀과 대결에서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김근환은 "우리들의 제공력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점을 부각해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공중볼에 능하다는 것 이외에도 둘은 각가지 특색이 있다. 김신욱은 김근환에 대해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체격 조건과 체력, 스피드를 갖췄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실제로 김근환은 타고난 체격 조건 이외에도 100m를 11초5로 주파하는 놀라운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이는 발 빠른 공격수 수준이다. 김근환은 "나도 체격에는 자신 있지만 (김)신욱이와 부딪히면 힘겹다. 파워가 대단하고 볼키핑력 등 기술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유연성이 빼어나고 특히 볼을 다루는 기술이 좋아 공격수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둘은 나란히 '고공폭격기'로 불렸던 김재한 협회 부회장처럼 대표팀에서 강한 임팩트를 꿈꾸고 있다. 남아공에 장신들의 월드컵 희망가가 메아리 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르베야(스페인)=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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