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의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일보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전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법사위원 16명 가운데 해외에 체류 중인 의원 1명을 제외한 15명이 응했다.
여야 의원들의 답변은 완전히 엇갈렸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의 '국회 폭력' 논란, 전교조의 시국선언,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결같이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으나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개별 판결에 대해 대답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의원들은 법원의 인사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
설문에 응답한 한나라당 의원 8명 전원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 판결에 대해 "문제 있다"고 평가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과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 5명 가운데 4명은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고 우윤근 의원만이 "문제 없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강기갑 대표가 당시 '흥분한 상태였고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은 판사의 자의적 해석에 치우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국회 폭력이 즉각 사라져야 한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생각인데,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형사 사건으로 판단하면 논란이 일 수 있지만 정치적 맥락을 감안한다면 적절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MBC 'PD수첩' 제작진의 광우병 보도와 전교조 시국선언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대다수 의원들의 평가는 한결 같았다. 한마디로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을 벗어난 판결"이라는 것이다. 다만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PD수첩과 전교조 시국선언에 대한 판결문을 읽어보지 않아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PD수첩측이 정정보도를 통해 허위사실을 인정했는데도 판사의 판결만 허위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은 "전교조의 시국선언처럼 이념이 앞서다 보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PD수첩 판결의 경우는 담당 부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할 만큼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우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들은 "개별 판결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의사 표시는 가능하겠지만 현재 사법개혁을 주장하는 정치권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김회경기자
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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