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영상기술을 적용한 영화 <아바타> 가 화제이다. 3D 기술을 적용한 영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5년으로 9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3D 기술이 1980년대 <죠스> 등의 영화에서 놀라운 장면 연출에는 어느 정도 성공하였지만, 관객들이 구토나 어지러움증을 일으키는 등의 문제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죠스> 아바타>
선진국 주도권 경쟁 치열
3D 기술은 사람의 오른쪽 눈과 왼쪽 눈에 보이는 화면이 일정한 각도로 틀어져 있다는 점을 이용한다. 기본적인 방식은 카메라 2대로 양쪽 눈에 비춰질 영상을 각각 촬영한 후 스크린에 함께 비춰주는 것이다. 관객들이 편광안경을 통해 좌우 영상을 분리하여 받아들이면, 관객의 두뇌는 두 영상을 조합하여 스크린에 마치 입체물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 이때 좌우 영상의 초점이 일치하지 않거나 초점이 흔들리면 관객들의 두뇌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로 인해 구토나 어지러움증이 생긴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과연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좌우 영상의 초점과 입체감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가 퍼져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미래기술 예측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입체영상 구현의 어려움 때문에 3D TV 등 응용제품의 상용화는 2010년까지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디지털 영상기술의 확산으로 실사 영화에 컴퓨터그래픽 기술의 접목이 쉬워지고 촬영장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3D 영화를 제작할 길이 열렸다. <폴라 익스프레스(2004년)> ,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008년)>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그러던 중 <아바타> 가 3D 영화의 백미를 보여 주었다. <아바타> 의 등장은 평면영화에서 입체영화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규정될 정도이다. 아바타> 아바타> 잃어버린> 폴라>
최근 영화에서 시작된 3D 붐은 TV를 타고 안방으로 들어올 태세이다.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3D 신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국내외 방송사들도 3D 전용채널을 만들고 시험방송을 시작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업체와 영화사, 방송사들의 제휴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3D의 확산으로 방송 영화 게임 등 컨텐츠 시장에서부터 3D TV, 블루레이 플레이어, 홈 시어터 등 가전 시장과 컴퓨터그래픽, 3D 안경, 3D 촬영장비 등 3D 지원 및 장비 시장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관련업계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3D 산업의 전 부문에서 주도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 예상된다. 아쉽게도 많은 분야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한발 앞서 3D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로서는 출발부터 벽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정부가 3D 산업에 첫 발을 내디딘 우리 기업들을 지원하고 3D 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어 산업계의 기대가 크다.
일관된 정책과 전략 마련을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대통령 정보통신특보 등 모든 유관 부처가 함께 발전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3D 산업화를 지원하는 기구도 설립됐다. 또 방송사, 가전업체, 정부출연연구소가 공동으로 지상파 실험방송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3D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곳 저곳에서 번듯한 계획을 서둘러 내놓은 것으로는 안 된다. 실효성 있는 정책, 제대로 골격을 갖춘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분야별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3D 산업의 비전과 전략을 분명히 설정하고 일관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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