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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우리 역사 읽기' 송기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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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우리 역사 읽기' 송기호 교수

입력
2010.01.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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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활사, 시대의 틀 없이 들여다 봤죠"

19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역사 대중화의 바람은 역사 연구의 서자 취급을 받던 생활사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우리 조상들이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살았는지 등 시시콜콜한 것들을 되살려내는 생활사 관련 교양서적들은 출판계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게 됐다. 다만 각 시대를 통사적으로 꿰뚫는 책이 드물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

송기호(54ㆍ사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의 <우리 역사 읽기> (서울대출판문화원 발행)는 한국인의 생활사를 다루면서도 고려면 고려, 조선이면 조선 식으로 나뉘어졌던 시대의 칸막이를 걷어낸 교양 생활사 시리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나아가 현대까지 한국인이 살아온 발자취를 통시적으로 훑으며 "한국인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3권으로 나왔는데 인간의 탄생과 죽음, 결혼과 신분질서, 의식주와 풍속, 질병과 종교 등을 다루고 있다.

송 교수는 책의 특징으로 원자료를 많이 인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을 주 텍스트로 삼았다고 한다. "2002년에 서울대 국사학과에서는 최초로 생활사 과목을 개설했습니다. 제 견해를 얘기하는 것보다는 이런 주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기록돼 있는지를 읽어보라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더니 학생들이 훨씬 더 재미있어 하더군요. 책도 그렇게 썼습니다."

옛것과 오늘의 것, 서양의 것과 우리의 것을 비교하는 종횡무진 글쓰기도 흡인력을 더한다. 저자는 18세기 조선 양반의 까다로운 법도를 나열하는 박지원의 '양반전'과 벼락부자가 된 18세기 프랑스 평민이 귀족이 되려다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몰리에르의 희곡 '부르주아와 희곡'을 비교하거나, 조선 명종 때 경복궁 중창 공사 시 아이를 땅에 묻어야 한다는 괴소문이 돌았다는 기록을 들추며 1990년대초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휴거 소동을 포개어 설명한다.

송 교수는 20대 때부터 만주와 연해주를 30번 넘게 답사해 '송발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발해사 전문가.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사 전체를 조망하는 연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2만 장이 넘는 원고에서 추려낸 이번 시리즈는 10년 적공의 열매인 셈이다. "한국사 개설서를 쓰는게 목표였고 그 방식으로 생활사를 택한 것일 뿐"이라는 그는 "국가와 제도, 외교 등을 키워드로 3~4권 정도의 책을 추가로 펴내 시리즈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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