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취급하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10월 우수 운용사를 선정, '트루 파트너(True Partner)'상을 주겠다고 했을 때 업계 대부분은 '내부 잔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자매회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운용 수익률이 가장 높았기 때문. 그러나 영예의 1위는 수익률은 다소 뒤졌지만, 판매직원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KTB자산운용에 돌아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수익률보다는, 고객 신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김남구 부회장 등 우리 회사 구성원 모두가 추구하는 공통 가치"라고 설명했다.
'트루 파트너' 수상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고객-인재(직원)-회사의 상생'은 한국투자증권이 추구하는 투명경영의 전략이다. 그 뿌리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는 최고경영진의 경영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고객의 입장에서, 직원의 시각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을 펼쳐 '사랑 나눔, 행복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이 회사 핵심 기업가치인 것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사람을 중시하고, 이웃에 봉사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2005년부터 해마다 전 임직원이 내놓은 기증품을 바탕으로 이웃돕기 바자회를 열고 있는데, 수익금 전액은 '아름다운 가게'에 전달하고 있다. 해마다 그 규모가 커져 지난해에는 임직원들이 2,000점 넘는 물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이용하면 일반 투자자도 선행을 베풀게 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16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인 뱅키스 출범 3주년을 기념, HTS 수수료를 개발도상국 빈민 어린이에 기부하는 행사를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거둔 6,500여만원 수수료 전액을 유니세프에 기증했다"고 말했다.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인 청소년과 대학생들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청소년금융교육협회와 손잡고 2006년부터 전국 중ㆍ고교 학생 및 교사를 초청, 해외 선진금융체험연수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전국 30여개 초ㆍ중ㆍ고에는 전자교탁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교육시스템도 갖춰 주었다.
또 한국투자증권 최고경영진들은 각 대학에서 개최하는 채용설명회에 직접 찾아가, 우수 인재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직접 회사의 경영전략과 비전을 나누고,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 최고의 성과를 냄으로써, '고객 만족'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일과 가정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매주 수요일 자율복장 출근과 조기 퇴근을 실시하고, 특히 전체 직원의 43%를 차지하는 여성 직원들에 대해서도 육아휴직은 물론 육아도서를 지원하고 여성인사도우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노동부), '가족친화기업'(서울시)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목표를 세웠다. '고객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평생 금융생활 동반자'가 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회사가 올해 어떤 일을 하려는지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유상호 사장은 최근 "2008년 초 세계적으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조짐이 있었지만, 고객과 이해관계를 같이 한다면 이를 경고하고 주식형 펀드는 전부 환매해 안전자산에 넣으라고 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회사 수익이 줄기 때문에 못했다"고 반성했다. 고객이 큰 손해를 보는데 증권사가 뒷짐지고 지켜본 것을 반성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다짐한 것이다.
유 사장은 "고객과 최대한 이해관계를 같이 하되, 최악의 경우 고객의 손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수익이 줄어들더라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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