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가상 그리스를 상대로 스리백 수비라인을 재점검한다.
한국(FIFA랭킹 52위)은 22일 밤 11시1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의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데 말라가에서 라트비아(랭킹 45위)와 1월 전지훈련의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이번 경기는 유럽팀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페인에서의 2주여 전훈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가장 좋은 멤버로 나갈 것"이라며 A매치 2연승 도전에 의욕을 나타냈다. 한국과 라트비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2002 한일월드컵 근간된 3-4-3 전형 실험
허 감독은 라트비아와 일전에서 지난 10일 잠비아전에서 구사한 적이 있는 스리백 카드를 꺼낸다. 잠비아전에서는 선수들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데다 준비가 부족했던 탓에 스리백에 대한 전술 실험이 미흡했다. 이로 인해 허 감독은 "전술적으로 실험해보고 싶은 게 있다. 양쪽 윙백과 중앙 수비수 사이의 역할,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의 역할 등을 분명하게 각인시킬 생각"이라며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라트비아전은 스리백뿐 아니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토대가 됐던 3-4-3 포메이션에 대한 실험도 기대케 하고 있다. 허 감독이 전형상 변화를 공언한 만큼 염기훈(울산)-이동국(전북)-노병준(포항)으로 이어지는 공격 포메이션이 라트비아 골문을 정조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에서는 강호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형 실험으로 '팔색조 전술'을 갖추는 게 필수다. 그 동안 4-4-2 포메이션을 줄곧 유지해왔던 '허정무호'가 새로운 전형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리스에 대한 면역력 최종 점검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운명의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그리스에 대한 예방 주사를 위해 핀란드와 라트비아를 선택했다. 그리스와 스타일이 비슷했던 핀란드처럼 라트비아도 190cm대의 '꺽다리'선수가 다수 포함됐다. 이로 인해 한국은 장신선수에 대한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허정무호'는 지난 핀란드전에서 장신 선수들과 공중볼 다툼에서 밀리는 약점을 노출했다. 허 감독은 "세트피스에서 우리 선수들이 등지는 상황을 자주 연출해 위기를 맞았다"며 허점을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이야 말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꺽다리 군단에 대한 대처법을 점검할 수 있는 최종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표팀의 주축 수비수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강민수(수원) 등이 투입될 라트비아전의 결과가 주목된다.
▲동갑내기 공격수 이동국과 노병준 A매치 '한풀이 골' 도전
31세 동갑내기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노병준은 라트비아전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 전훈에서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졌던 둘은 A매치 골이 그 어느 때보다 배고프다. 이동국은 지난 핀란드전에서 대표팀 복귀 후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허 감독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바로 골결정력과 체력에 대한 부분이다. 허 감독은 "만약 이동국이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면 골도 넣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동국은 지난 2006년 2월15일 멕시코전 이후 A매치 득점포가 4년째 침묵 중이다. 아직까지 남아공행에 대한 확신이 없는 이동국으로선 골만이 월드컵의 한을 푸는 열쇠다. 대표팀에서 활약이 미비했던 노병준 역시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만 10년 만에 단 태극마크의 꿈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
마르베야(스페인)=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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