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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만하면… '세종시 설전', 與최고위서도 계파갈등

입력
2010.01.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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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당론 변경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 갈등 전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정몽준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연일 정면 충돌하는 가운데 21일 당 지도부에서도 계파 갈등이 빚어졌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당 대표나 어느 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폐쇄적이고 비민주적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박 전 대표가 전날 당 지도부의 세종시 당론 변경 추진 움직임을 '토론이 아니라 수정안 당론을 결정하는 투표'로 규정한 데 대한 반론이다.

정 대표는 이어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세종시와 같은 국정 현안에 대해선 토론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므로 정부의 대안 발표 이후 시간이 꽤 지난 만큼 지금부터라도 당내 의견수렴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논의를 위해 "시도당별로 의견을 수렴한 뒤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모여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친박근혜계의 허태열 최고위원이 "당론을 다시 확정하자는 것은 당론을 수정하겠다는 대표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며 정 대표를 비판했다.

허 최고위원은 "대통령 후보가 공약을 했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확인했으며, 당 지도부도 얼마 전 재보선에서 당론은 '원안 추진'이라고 수 차례 공언했다"며 "(원안 추진은) 5년이나 묵은 당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수정안을 발표한 뒤 국민과 이해당사자인 충청도민이 심사 숙고할 기간이 필요하지만 대표는 무슨 '몰이'하듯이 회의만 열리면 새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대표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친이명박계인 박순자 최고위원은 "당리당략, 정치적 이해관계 등을 떠나 당내에서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중 무엇이 더 나은가를 놓고 품격 있는 토론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며 정 대표를 옹호했다.

정 대표도 "2005년 당론을 정하는 의총을 주재하고, 지난 대선 경선에서 원안이 당론이라고 했던 박 전 대표가 그것을 지키려는 것은 당연하고 보기에도 좋다"면서도 "언론을 통한 간접 대화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고 집안 식구끼리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박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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