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금호산업에 2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수혈해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대우건설 FI들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과 회의를 열고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넘기라는 산업은행의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이런 대안을 내놨다.
FI들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유상증자에 참여시켜 2조2,000억원을 금호산업에 투입해 지분 50.1%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경영이 정상화하면 주식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FI들이 금호산업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대한통운까지 지배할 수 있어 금호그룹 경영진의 반발이 예상된다.
FI들은 외국계 은행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 가량의 투자확약서(LOC)도 확보했으며 연기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당장 돈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FI 계획대로 2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 조달이 이뤄진다면 대우건설 주식을 1만8,000원에 매입하는 방안은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금호그룹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하며, FI들이 당장 빠른 시일 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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