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5.9의 지진(초기 6.1로 발표됐다가 수정)으로 또 한차례 공황상태에 빠져 들었던 아이티인들은 별다른 피해접수가 보고되지 않자,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12일 대지진 이후 45차례나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언제 또 대지진이 닥칠 지 모른다는 공포를 완전히 떨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막바지 구조작업은 계속됐다. 지진 발생 9일 째인 20일(현지시간) 5살 소년이 포르토프랭스의 무너진 가옥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19일에는 건물더미에 묻혀 있던 생후 3주를 갓 넘긴 여자 아이가 일주일 만에 프랑스 구조팀에 의해 발견됐다. 유엔은 20일 현재 모두 121명이 각국 구조대의 노력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망 소식도 있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아이티 경찰이 포르토프랭스에서 약탈을 막으려 경고사격을 하다가 15살 소녀를 숨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경고사격을 하다 오발사고가 났다고 말했으나, 소녀의 아버지는 경찰이 딸을 겨냥해 총을 쐈다고 분노했다.
부상한 사람을 중심으로 패혈증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상처를 입었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세균에 감염되면서 패혈증이 악화,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난맥상을 보인 구호품 전달과 치안은 점차 안정세로 접어 들었다. 도로 사정이 나아지면서, 구호품 전달에 어려움을 줬던 병목 현상이 줄어들었다. 아이티 이재민들은 비교적 질서를 잘 지키고 있으며, 아이티 경찰들의 활동도 늘어났다. 포르토프랭스 항구는 22일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며, 21일 지방을 시작으로 23일에는 포르토프랭스에서 은행영업이 재개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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