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이 지난해 국내선 이용객 기준으로 서울의 김포공항을 누르고 ‘으뜸 공항’에 등극했다. 비록 국내선 기준이기는 하지만, 1948년 민항기가 제주에 취항한 이후 제주공항이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경기침체로 해외여행 대체수요가 제주로 몰린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21일 발표한 ‘2009년 국내선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선을 이용한 승객은 총 1,829만명으로 2008년보다 6.2% 증가했다. 2000년 6.4% 증가 이후 최대 증가 폭이며, 이용객 규모도 2004년 이후 5년 만에 1,8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휴 때마다 국내선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며 “경제위기 여파 및 신종플루 확산 때문에 국제선 수요가 국내선으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특히 해외 여행의 가장 유력한 대체지인 제주 노선 이용객이 급증,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전년보다 11.2% 늘어난 1,302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항상 수위였던 김포공항의 이용객은 1,287만명에 머물렀다. 국내선 노선 중에서는 김포~제주 노선 탑승객이 전체 4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김포~김해가 12.6%, 김해~제주가 10.8%로 뒤를 이었다.
한편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4개 저가항공사의 여객 수송 실적은 두 배 가까이(199%) 증가했으며, 국내선 항공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8년 9.7%에서 27.4%로 늘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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