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남북 당국자간 첫 만남인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가 21일 새벽까지 진통속에 진행됐다. 남북은 이날 이틀째 평가회의에서도 정치적 의제 없이 개성공단 현안에만 논의를 집중했지만 차기 실무회담 개최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오전 10시 개성공단 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재개된 평가회의에서 남북 대표단은 전날 도출된 시찰 결과 평가를 토대로 개성공단 발전 방안에 대해 종합토론을 가졌다.
양측의 관심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다룰 '메뉴'에 쏠렸다. 남측은 '3통(통행ㆍ통관ㆍ통신)' 및 근로자 숙소 문제를 긴급한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반면 북측은 이들 사안 외에 근로자 임금 인상 문제가 반드시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예정과 달리 이튿날 새벽까지 5차례 추가 협의가 이어졌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대표단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진지하고 실무적인 분위기 속에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지만 북측이 임금문제를 고집하는 바람에 실무회담 논의는 성과없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틀에 걸친 평가회의 내내 정치적 사안을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15일 남측의 북한급변사태 계획을 문제 삼아 '보복 성전'을 위협한 것을 의식해 이번 회의에서 모종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협의 내용은 철저히 개성공단 현안에 국한됐다.
한 정부 당국자는 "최근 남측의 옥수수 1만톤 지원 제안을 수용한 사실에서 보듯 북한이 경제협력과 같은 실리 문제에 있어서는 당분간 판을 깨는 행태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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