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최근 법원의 잇단 시국사건 판결이 '좌편향'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법원장 책임론등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용훈 대법원장은 20일 "사법부의 독립을 굳건히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 대법원 청사 현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짧게 답변했다. 이 대법원장의 발언은 최근의 판결 논란과 관련해 외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언급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국회 폭력' 논란과 전교조 시국선언,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잇따라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당 사법제도개혁특위(위원장 이주영 의원) 첫 회의를 열어 이 대법원장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진보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해체를 공식 요구키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 회의에서 "최근 일부 법관의 이념 편향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국민여론이 있고 법원이 좌파를 비호한다는 비판이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좌편향 불공정 사법사태를 초래한 이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제왕적, 독선적 법관에 대한 견제 대책이 필요하다"며 경력 5년이 넘으면 단독판사에 임명되는 현행 제도에 문제를 제기한 뒤 "우리법연구회 등 법관들의 이념적 서클은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대법원장 책임론 제기와 우리법연구회 해체 요구에 대해 "과도한 사법부 흔들기"라고 비판하고 국회의 사법개혁특위 구성에 앞서 검찰개혁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에 대한 정권의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여당이 간섭하는 것은 아주 몰지각하고 막가파적인 행각"이라고 비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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