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 대원들도 연중 신선한 채소를 맛볼 수 있게 됐다.
농촌진흥청은 컨테이너형 식물 공장을 15일 남극 킹 조지섬 세종과학기지에 설치한 뒤 시운전을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9월 농진청이 세종과학기지를 위해 자체 개발한 식물 공장은 수경 재배 시스템을 활용해 하루에 채소 약 1㎏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세종과학기지 전 대원(20명 내외)이 연중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들은 이미 남극 기지에 식물 공장을 만들었지만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은 1988년 설립 뒤 현재까지 채소를 모두 칠레에서 공수해 먹었다.
길이 5.9m에 너비와 높이가 각각 2.4m인 식물 공장은 10㎝ 두께의 우레탄으로 내부 단열을 해 남극의 극저온에서도 열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 광원은 LED 조명과 형광등을 조합해 사용했다.
3단으로 된 재배조에서는 상추 잎들깨 적무 양배추 무순 메밀싹 보리싹 등 모두 20여 종의 채소를 재배한다. 메밀싹과 보리싹 등 새싹 채소는 파종 뒤 1주일이면 생즙을 짤 수 있고, 상추 등은 약 2개월이면 쌈으로 먹을 수 있다.
농진청은 채소 재배법을 지도하기 위해 엄영철 연구관을 현지에 파견했다. 엄 연구관 복귀 뒤 1년간은 세종과학기지와 인터넷 화상회의를 통해 수시로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재수 농진청장은 "충분한 양은 아니겠지만 근무자들이 비타민과 엽록소를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식물 공장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이어서 한국의 녹색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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