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맞수'의 라이벌전은 싱거웠다. 지난해부터 여자 핸드볼계를 양분해 온 벽산건설과 삼척시청이 맞붙은 2010 SK핸드볼큰잔치 여자부 결승전. 그러나 결과는 벽산건설의 15점 차 압승이었다.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벽산건설이 핸드볼큰잔치 여자부 2연패에 성공했다. 벽산건설은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부 결승에서 국가대표 듀오 김온아(8골)와 유은희(7골)를 앞세워 삼척시청을 28-13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승부는 경기 초반 일찌감치 갈렸다. 벽산건설은 한 발 앞으로 나와 상대 공격수를 강하게 압박하는 수비로 삼척시청의 중거리슛 시도를 봉쇄했다. 공격에서는 센터백 김온아가 5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완벽한 경기 조율을 이끌었다.
결국 전반을 13-8로 여유롭게 앞선 벽산건설은 후반 10분께 19-9까지 내달리며 대회 2연패를 확정 지었다. 벽산건설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삼척시청은 노마크 슛도 번번히 허공에 날리거나 골키퍼의 품에 안겨주는 무기력한 플레이를 계속했다. 벽산건설 골키퍼 송미영은 상대슛 37개 중 25개를 막아내며 무려 67.6%의 경이로운 방어율을 기록했다.
김온아는 득점 3위(32골) 도움 1위(20개)에 오르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김온아는 "경기 전부터 라이벌 관계가 많이 부각돼 시합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삼척시청의 중거리 슛을 미리 끊고, 상대 피봇을 잡는 연습을 많이 한 게 적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부에서는 최강 두산이 인천도시개발공사(이하 인천도개공)를 26-24로 꺾고 역시 핸드볼큰잔치 2연패를 달성했다. 두산은 패자 토너먼트에서 올라와 1패를 안고 싸웠음에도 인천도개공에 2연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거둬 기쁨이 더했다. 인천도개공은 두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3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두산의 맏형 윤경신은 이날 결승전 6골 포함, 이번 대회에서 39골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MVP를 휩쓸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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